ㆍ실내선 적당한 온·습도 유지 ㆍ운동으론 수영·걷기가 무난
외래 진료실이 북적이고, 환자마다 허리와 무릎관절이 아파 죽겠다고 호소하는 날은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장마철이 시작되고, 덥고 습한 날이 지속되면서 더욱 그러한 날이 많다. 덥고 습한 날에 특별히 더 아픈 이유가 과학적으로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장마철에는 저기압으로 인하여 관절 내부와 외부의 압력차이가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관절 내 기압이 높아지고 감각 신경이 예민해져 통증이 심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습도가 높은 것도 체내 수분 증발을 줄이면서 관절에 부종과 통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통증이 들쭉날쭉한 경우는 대부분 무릎이나 허리 등에 만성관절염을 갖고 있다.
만성관절염은 치료하여 완전히 낫는 병이 아니므로 일단은 관리를 잘하여 고통을 덜 받고 생활에 지장없게 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따라서 만성관절염은 ‘치료한다’는 표현보다는 ‘관리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관절염 관리의 핵심은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환경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충분한 근력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실내에서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과도하게 켜 놓으면 관절 주변 근육이 수축되고 혈액 순환이 안 되어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통증 부위에 직접 찬바람을 쏘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관절부위를 타월 같은 것으로 보호하거나 따뜻한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날씨가 안 좋아 더 아프다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들고 굳어져 움직임에 제한이 따르게 된다. 관절염 환자가 운동을 하면 무리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운동을 통해 생기는 이점이 더 많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을 권유하게 된다. 관절염에는 충분한 체중을 싣지 않고 할 수 있는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좋다. 운동은 뼈와 연골조직을 건강하게 하고 관절 주위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서 관절의 부담을 줄이고 통증을 감소시킨다. 또한 운동을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만성 통증에 흔히 동반되는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관절염은 잘 완치되지 않지만 암과 같은 악성 질환도 아니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관절염에 대한 치료법들도 많이 발전되어 증상이 심할 때는 전문의의 도움을 적절히 받는 것도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불광동 정승기 정형외과 원장> |